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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선택과 소울소스 (NST & The Soul Sauce)
온스테이지 340번째 노선택과 소울소스
레게
네이버문화재단
㈜디지탈레코드
2017.05.30
01. Sing a Song and Dance (온스테이지 ver.)
02. 조랑말을 타고 (Riding a Jorang Horse) (온스테이지 ver.)
03. 이 시간 (온스테이지 ver.)


ONSTAGE. 음악 안의 천국




[온스테이지 영상(click)]


뮤지션과 음악은 얼마나 닮을까. 가령 섬세하고 다정한 팝 음악을 들려주는 이는 실제 성격도 한없이 섬세하고 다정할까.

많은 이들은 음악과 뮤지션이 똑같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격정적인 음악을 들려주는 뮤지션은 실제 성격도 거칠고 격정적일 거라 단정한다.

하지만 세상에는 늘 예외가 있다. 때로는 예외가 더 많다.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실제가 아닌, 잘 기획되고 포장된 이미지일 뿐일 때도 적지 않다.

그러나 어떤 뮤지션은 음악 속에서 막 튀어나온 것만 같다. 밴드 노선택과 소울소스의 리더 노선택이 그렇다.

덥수룩한 수염을 달고 느리게 걸으며 너털웃음을 터트리는 그의 모습은 그 자체가 레게다.

그의 모습을 보면 레게라는 것, 그러니까 레게의 뿌리가 자메이카이고, 레게의 리듬이 어떻고,

대표적인 레게 뮤지션이 누구이며, 레게가 어떻게 발전했는지를 구구절절 설명할 필요가 없다.

레게는 사랑과 평화의 음악이라는 것. 레게는 서두르지 않고 오늘을 즐기며 유유자적 여유롭게 살아가는 음악이라는 것.

그렇지만 싸울 때는 싸우는 음악이라는 것을 그는 자신의 표정과 삶으로 보여준다.

음악과 삶이 둘이 아니고, 음악과 뮤지션이 둘이 아니라는 사실을 온몸으로 보여주는 그는

오늘도 레게 뮤지션들을 품으며 느긋하게 연주하고 있다.

음악 안에 천국이 있다고, 우리 안에 평화가 있다고, 너무 걱정 말라고 씨익 웃으며.

레게의 리듬을 들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읏짜읏짜 정도로 적을 수 있는 단순한 이박자의 리듬이지만 그 리듬은 왠지 봄 그늘처럼 선선하고 산들바람처럼 살랑거린다.

가만히 멈춰있거나, 골똘히 생각에 빠져있기보다는 천천히 어슬렁거려야 할 것 같은 리듬감.

몸으로 가볍게 리듬을 타면서 흘러가다 보면 어딘가에 도착할 것 같고, 뭔가 재미있는 일이 이어질 것만 같은 음악.

아니, 굳이 어딘가에 도착하지 않아도 지금 이대로 괜찮을 것 같은 느긋함이 가득한 음악.

그렇다. 레게는 오늘을 긍정하게 만들고, 삶의 속도를 늦추게 만드는 음악이다.

바쁘게 달려가기보다는 주위를 둘러보게 만드는 음악이고, 함께 노닥거리며 빙그레 웃게 만드는 음악이다. 신기한 일이다.

그저 같은 리듬을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그 위에 노래를 얹는 것만으로도 음악은 어떤 정서와 태도에 자연스럽게 감응하게 만든다.

음악의 뼈대가 리듬의 반복이라는 사실, 그 리듬의 반복만으로도 음악이 거의 완성된다는 사실을 레게는 선명하게 증명한다.

그러나 레게가 그저 같은 리듬을 관습적으로 반복하기만 해도 충분한 음악은 결코 아니다.

편안함을 공감하기 위해 노선택과 소울소스는 그저 당김음이 만드는 리듬감에만 기대지 않는다.

'Sing a Song and Dance'에서 노선택과 소울소스는 자연스럽게 흥얼거리는 노래를 얹고

청량하게 울려 퍼지는 색소폰과 플루겔혼 연주에 투박하고 진실한 토스팅을 더하며,

빈티지한 사운드의 건반 연주와 매끄러운 바이올린 연주까지 슬쩍 덧붙여 자연스러움을 극대화한다.

더 풍요롭고 화려할 수 있지만 절제된 'Sing a Song and Dance'의 어쿠스틱 사운드는 레게에 입문할 수 있는 훌륭한 길라잡이이다.

그리고 노선택과 소울소스에게는 아직 두 곡이 남아 있다.

어쩌면 이번 온스테이지의 백미는 '조랑말을 타고'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한국의 대중음악 신에서 도드라지는 연주자로 활동해왔던 노선택과 소울소스의 연주자들은

'조랑말을 타고'에서 잼 연주처럼 조이고 풀면서 자유롭게 놀아 제낀다.

유랑과 놀이를 찬양하는 곡은 덥스텝의 사운드를 끌어와 흥겨우면서 혼곤하고 몽롱한 사이키델릭의 세계로 인도한다.

주술적인 건반 연주와 퍼커션의 리듬감이 주도하는 곡은 각 연주자들이 돌아가며

들려주는 연주의 개성 넘치는 앙상블로 레게가 다다른 음악 언어의 확장,

그러니까 그 능청맞고 농염하며 경쾌하고 드라마틱한 세계를 압축적으로 재현한다.

열정적이면서 느긋하고 화려하면서 유머 넘치는 연주는 레게의 스타일과

다른 음악 장르의 결합이 선사하는 쾌감에 흠뻑 취하게 만들어버린다.

노선택과 소울소스의 느긋함은 결국 충만한 에너지와 단련된 연주력, 그리고 자유로운 음악 정신에서 나왔다는 사실이

마지막 곡 '이 시간'에서도 한결같이 드러난다. 레게 리듬의 편안한 보컬 곡은 한없이 고요하고 너그럽다.

끝까지 그 자신 같은 음악, 천국 같은 음악의 연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