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룩앤리슨(Look And Listen)
온스테이지 328번째 룩앤리슨
네이버문화재단
㈜디지탈레코드
2017.03.07
01. fff+Fight Back (온스테이지 ver.)
02. MONSTER (온스테이지 ver.)
03. TIME TO GO (온스테이지 ver.)


ONSTAGE. 21세기 펑크 소녀의 등장




[온스테이지 영상(click)]


펑크 록(Punk Rock).

기타는 단순하지만 과격한 굉음을 내뿜고, 베이스는 무겁고도 빠르게 질주하며, 드럼은 불꽃놀이처럼 하늘로 솟구친다.

이것이 펑크 록 사운드의 전형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다양한 형태로 변주되기도 했지만,

펑크 록을 이루던 원초적인 뼈대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담고 있는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간혹 장르 특유의 반항적인 가사가 개인의 영역으로 옮겨가는 경우가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펑크 록은 그 시대의 분노를 직설적인 언어로 공격하는 수단으로 주로 사용됐다.

그렇기에 펑크 록은 여성보다는 남성의 음악으로 각인되어져 왔고,

특히 우리나라에선 여성이 전면에 나선 펑크 록 밴드는 타 장르에 비해 아주 드물었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지금 소개하는 혼성 3인조 펑크 록 밴드 룩앤리슨(Look And Listen)이

그러한 역사적 사실을 잊게 할 만큼 개성 넘치는 펑크 록으로 음악계를 활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21세기 펑크 소녀'의 등장이다.

룩앤리슨은 이정민(기타, 보컬), 김미숙(베이스, 코러스, 보컬), 서보윤(드럼, 코러스)으로 구성된 혼성 3인조 밴드다.

다른 친구들이 어쿠스틱 기타를 들 때, 무거운 일렉트릭 기타와 베이스를 선택한 2명의 소녀와

그녀들을 묵묵히 뒷받침하는 드럼 치는 소년이 함께하고 있다.

이들이 추구하는 음악은 이미 언급했듯이 펑크 록이지만 일반적인 것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디스토션을 잔뜩 먹인 기타의 굉음까지는 똑같지만 이 소리를 뚫고 나오는 목소리가 거칠고 강하지 않다.

아이들의 동요를 연상시킬 정도로 귀엽다. 아니, 귀엽다 못해 깜찍할 때도 있다. 어떻게 보면 지독한 반전이다.

흑과 백, 좀 지나치게 표현하자면 악마와 천사의 동거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렇듯 룩앤리슨은 이질적인 것들의 자연스런 조합을 통해 우리나라에서 유일무이한 위치를 확보한 밴드이기도 하다.

물론 희소하다는 것만으로 인정받을 수는 없는 법.

이들은 거친 사운드와 귀여운 목소리가 괴리되지 않도록 곡을 만들고,

그 이질감을 라이브 무대에서 훌륭히 공존시키는 재능을 갖고 있다.

그것도 펑크 록의 본질을 잊지 않은 채 말이다.

이번 룩앤리슨의 온스테이지에서는 기존 1집 [Ready To Go]의 수록곡은 들을 수 없다.

모두 다 2016년에 발표한 2집 [LOOK AND LISTEN]의 수록곡이다.

무슨 이유일까?

신곡을 홍보하자는 의미도 있었겠지만, 이번엔 보다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드러내고 싶었던 욕구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1집은 훌륭했지만 하세가와 요헤이의 프로듀싱이 중심이었고,

2집은 룩앤리슨 셀프 프로듀싱으로 만들어졌기에 그 의미가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2집은 오롯이 그들 자신만의 것이다.

그리고 1집 이후 4년이라는 기간 동안 수많은 무대를 통해 갈고닦은 연주 실력과 폭발적인 에너지도 무시하지 못한다.

2집에서 펑크 록의 과거 유산은 물론이고 현재의 표현 방식까지 잘 결합해내고 있는 것이 좋은 예다.

그리고 무턱대고 들이대는 가사에서 벗어나 현재 젊은이들의 정서를 잘 대변하고 있는 점도 괄목할만한 성장의 증거이며,

부분적으로 드러나는 팝 기법의 차용은 자신들의 메시지를 대중들에게 자연스럽게 전달시키는데 크게 공헌하고 있다.

온스테이지의 첫 트랙은 'fff'와 'Fight Back'의 연속이다.

2집 앨범에서도 나란히 1, 2번 트랙을 차지하고 있는 곡들로, 강렬하고도 다부진 사운드를 담고 있다.

펑크 록답게 짧은 러닝타임을 가진 곡들이지만 그 찰나의 순간 속에서도 이들의 개성은 확고하게 드러난다.

이정민의 다이나믹한 기타 솔로와 그루브를 살리는 연주의 합은 물론이고,

세상과 싸우자는 이야기를 이렇게 경쾌하게 표현할 수 있는지 감탄이 들 정도다.

비록 멤버들이 긴장한 듯 무표정한 점이 아쉽지만, 그들의 음악만큼은 다양한 표정을 가득 머금고 있다.

학교 복도로 장소를 옮겨서 연주되는 두 번째 트랙 'MONSTER'는 김미숙의 동요스러운 보컬과 단순 명쾌한 사운드가 잘 결합된 곡이다.

왠지 이들에게 딱 맞는 옷 같은 느낌이 드는 곡으로 블루지한 기타 연주도 맛깔스럽다.

세 번째 트랙 'TIME TO GO'에 이르면, 사운드와 가사만큼이나 그녀들의 표정도 밝게 살아난다. 이제야 긴장이 풀린 것일까?

카메라를 앞에 두고 눈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몰라하는 눈빛마저도 매력적이다.

룩앤리슨.

처음에는 펑크와 소녀의 결합이라는 획기적인 포맷만으로 주목받았다면, 이제는 진정한 펑크 록 밴드로 굳건히 자리매김했다.

자신들의 개성을 확고히 함과 동시에 펑크 록의 정체성 측면에서도 훌륭하다.

또한 음악 실력 또한 계속 업그레이드해서 나타나 주니, 어찌 좋아하지 않을 수 있을까.

앞으로도 21세기 펑크 소녀 이야기는 당당하게 계속될 것이다.

당신들은 그저 이들의 밴드명처럼 그저 보고 듣기만 하면 된다.

Look And List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