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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디지탈 앨범 < Hom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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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응민 쿼텟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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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스테이지 289번째 조응민 쿼텟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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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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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문화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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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탈레코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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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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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 Oriental Fairy Tale (온스테이지 ver.) | | 02. New Beginning (온스테이지 ver.) | | 03. You Gotta Have Poker Face on Friday Night (온스테이지 v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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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STAGE. 섬세한 터치로 스며드는 재즈 동화
[온스테이지 영상(click)]
어쩌면 너무 길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Oriental Fairy Tale'이 9분 18초, 'New Beginning'이 8분 26초, 'You Gotta Have Poker Face on Friday Night'이 6분 7초쯤이니 말이다.
세 곡의 영상을 모두 합치면 거의 24분이다.
어지간한 EP 음반 분량이라는 얘기다.
재즈는 원래 그렇게 긴 것이라고, 얼마든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하지는 말기로 하자.
스낵 컬처가 대세가 된 시대, 우리는 짧고 빠르고 명료한 컨텐츠에 이미 길들여져 있다.
그래서 이렇게 긴 영상을 보고 있노라면 금세 좀이 쑤시고 지루해질 가능성이 높다.
조응민 쿼텟의 영상이 값진 것은 역설적으로 그 때문이다.
조응민 쿼텟의 연주는 긴 길이에도 음악이라는 배를 타고 떠나는 여행처럼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연주가 시작할 무렵 무심하게 승선한 우리는
연주가 끝날 즈음이면 어느새 눈을 반짝이고 가슴을 살랑거리며 완전히 음악 속으로 잠겨 들게 된다.
조응민 쿼텟이 빚어낸 아름다운 멜로디와 다채로운 변화, 그리고 섬세한 터치의 어울림 덕분이다.
그러다 끝내는 제 마음의 비늘이 원래 반짝이고 자주 일렁이는 것이었음을 확인하게 된다.
삶은 바로 그 반짝임과 일렁임의 무수한 반복 아니던가.
그러니 오늘은 이 음악들로 충분하다.
조응민 쿼텟의 연주가 펼쳐진 공간은 마포의 뮤지스땅스.
지하의 연습실 위로 차들이 지나가고 사람들이 걸어가는데도 오후는 아랑곳하지 않고 천천히 배어들었다.
수줍게 기웃거리는 햇볕 같은 조명은 연주자들을 가만히 감쌌다.
특별하지 않은 오후, 그러나 담백하고 고즈넉한 시간은 조응민 쿼텟의 연주로 말미암아 금세 신비로워졌다.
시작은 'Oriental Fairy Tale'이었다.
'동양의 동화'쯤이라고 할 수 있을까?
조응민의 기타와 전용준의 피아노가 주도하는 아련한 멜로디는
목소리를 낮춘 비밀 이야기처럼 리듬 파트를 흔들어 제 이야기를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먼먼 옛날, 어딘가 있었을 것 같은 환상이 아릿한 그리움처럼 피어나더니 서서히 드라마틱한 풍경으로 완성되어갔다.
졸졸 흐르는 시냇물과 바쁘게 오가는 정령들, 혹은 어디선가 피어나는 사랑과 애틋한 사연이 날갯짓 하듯 펼쳐졌다.
노랫말은 없어도 좋았다.
조응민이 연주하는 기타연주는 그 모든 드라마를 일관된 서정성으로 매끈하게 그려냈다.
수채화처럼 투명했다가 어느새 속도를 올리고 고도를 높이며 음악은 제 골짜기와 능선과 봉우리를 갖게 되었고,
그 곳마다에 흐르는 물과 바람과 꽃과 이야기를 흐드러지게 부려냈다.
조응민 쿼텟은 이처럼 자신의 음악을 주도하는 멜로디의 힘으로 인상적인 테마를 구축한 데 이어,
자유로운 리듬과 화음의 앙상블로 시공간을 과감하게 확장하는 방식을 선택함으로써 아름다움을 배가시켰다.
바람이 보슬보슬 움트기 시작되는 순간도 좋고,
몰아치는 순간 역시 좋다고 할 수밖에 없을 만큼 조응민 쿼텟의 음악은 아름다움으로 한결같았다.
시작부터 맺음으로 이어지는 내내 진작 그러리라 마음먹고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럽고 다정한 연주의 인터플레이 또한
한 순간도 부드러운 호흡을 잃지 않았다.
컨템포러리 재즈의 매력을 유지하는 조응민 쿼텟의 연주는 분명 불현듯 포스트 비밥의 경계를 넘나들곤 한다.
특히 리듬감이 부각된 'You Gotta Have Poker Face on Friday Night'은 앞의 두 곡과는 달리 음악의 시공간을 도시의 밤으로 성큼 옮겨놓는다.
그러나 이 곡에서도 조응민 쿼텟의 연주는 여전히 부드럽고 섬세해
조응민 쿼텟이 지향하는 음악의 세계가 단정하고 아련한 서정에 뿌리내리고 있음을 확신하게 한다.
조응민, 전용준, 신동하, 서수진으로 구성된 조응민 쿼텟의 젊은 연주자들은
이 결 고운 서정의 세계를 멜로디와 리듬으로 재현해내는 음악극의 배우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다.
그리고 촬영을 맡은 유어썸머의 이성욱, 이지민 촬영감독은
하나의 공간 안에서 따스한 빛과 담백한 프레임으로 조응민 쿼텟의 음악 톤과 결을 편안하게 재현해냈다.
덕분에 눈과 귀가 함께 그윽해진다.
이 또한 멋진 어울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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